(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해외 소비자들이 K-푸드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답은 간단하다. CJ제일제당 비비고일 것이다. 비비고의 해외에서 달성되는 매출은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현재 기준 국내 재계 순위 13위인 CJ그룹은 설탕이 먹여살린 기업이다. CJ그룹 계열사 중 소비자들에게 가장 먼저 호명되는 곳은 단연 CJ제일제당이다. 그 옛날 우리나라 사람들이 ‘설탕’하면 백설을 먼저 떠올린 것처럼 현재 글로벌 소비자들은 ‘K-푸드’하면 비비고를 가장 먼저 떠올리고 있다.
설탕‧밀가루 국내 최초 생산… 조미료 인지도 ‘다시다’가 견인
CJ제일제당의 전신인 제일제당은 1953년 삼성그룹 최초의 제조업 회사로 출발했다. 당시 경남에 속했던 부산시 부전동에서 제일제당공업 이름으로 설립과 동시에 국내 최초 설탕을 생산했으며, 수출도 이뤄냈다. 1956년 주한미군 군납업체로부터 통조림 공장을 양수한 후 1958년부터 밀가루를 국내 최초 생산하기 시작했다.
설탕과 밀가루 국내 최초 생산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었던 제일제당이나, 딱 한 가지 갖지 못 한 것이 있었다. 바로 조미료 ‘미풍’의 인지도이다. 미풍에 대한 안타까움이 얼마나 컸는지 현재까지도 이병철 회장과 관련한 일화 중 빠지지 않고 거론되고 있다. 당시 이병철 회장은 “내 생애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해 미풍을 만들었음에도 미원을 이기지 못 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1963년 이병철 회장은 조미료 미풍을 생산하던 원형산업을 인수하는 것으로 당대 최고의 조미료 인지도를 자랑하던 대상그룹의 미원과 치열한 경쟁구도를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미풍은 이병철 회장의 바람대로 인지도를 올리지 못 한 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야 했지만, 1969년 일본 아지노모토사와 조미로 기술제휴를 맺은 후 탄생시킨 ‘다시다’가 주부들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음에 따라 미풍에 대한 미련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다시다 역시 이 당시 제일제당이 국내 최초로 탄생시킨 복합조미료이다.
제일제당이라는 이름이 정식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해는 1979년이다. 1978년 군납식품업체 동립산업을 인수한 후 제일제당(주)로 법인명을 변경했고, 2007년 CJ제일제당으로 바뀌었다.
CJ제일제당이 만든 간판스타들은 백설햄, 햇반, 스팸, 해찬들, 고메, 비비고 등 식료품이다. 이중 만두와 비빔밥 등 비비고 제품은 K-문화 열풍에 따라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끊임없는 관심을 받고있는 제품들로, CJ제일제당 내 매출과 브랜드 이미지 등 긍정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효자 브랜드이다.
한식 냉동식품 업그레이드 일등공신 ‘비비고’
CJ제일제당 하면 단연 ‘비비고’이다. 2010년 5월 탄생된 비비고는 만두와 떡갈비 등 냉동식품과 반찬을 비롯한 비빔밥, 국‧탕 등 국물요리, 김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마트에서 산 간편식 퀄리티가 집밥에 비할 바 못 된다는 말은 이젠 옛말이 되어 버렸다. 특히 얇은 피에 고기와 야채가 빈틈없이 속을 채우고 있는 비비고 만두의 경우 MZ세대 사이에서는 ‘동네에서 제일 잘 나가는 만두가게도 폐업시킬 정도’, ‘만두의 기준을 확 바꾼 만두’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경쟁업체들 역시도 비비고 만두를 따라 얇은 피에 꽉 찬 속으로 매출 승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냉동만두의 지평을 새롭게 열어버린 비비고 아성에 대적 할 수 있는 경쟁제품은 아직 거론되지 않고 있다.
비비고는 현재 미국과 유럽,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글로벌 전역에서 한식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어 올해 성장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드라마나 음악, 영화 등 K-문화가 전파됨에 따라 매스컴을 통해 자주 등장하는 한식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경험으로 발전되면서 약진(躍進)됐다.
기존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만두는 중화만두인 덤플링만 알려졌으나, 비비고 만두가 등장하면서 기존 관념이 확 바뀌어졌다. 이제는 세계 시장 속에서 ‘Mandu’라는 한국식 이름이 표준으로 자리잡히게 된 것이다.
수천억 규모 유럽‧미국 ‘비비고 생산공장 설립’ 순풍
각 국가 이름난 대형마트에 주로 입점돼 있는 비비고는 글로벌 여세를 몰아 해외 생산공장까지도 설립 계획을 밝혔다.
CJ제일당은 지난해 8000억원 규모로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할 것임을 밝혔다. 신성장 전략 지역인 유럽의 사업을 대형화하고, 핵심국가인 미국에서는 시장 지위를 강화하는 전략이 담겨 있다. 더욱이 창립 최초 유럽 생산공장을 자체적으로 건설한다는 것에 깊은 의미가 있다.
먼저 헝가리 공장의 경우 축구장 16개 넓이를 자랑하고 있으며, 부지까지도 확보된 상태이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약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건설되는 대형 생산공장이며, 최첨단 자동화 생산라인을 완비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부터 만두 등을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할 예정으로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라인도 증설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냉동식품 자회사인 슈완스가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북미 아시안 푸드 생산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80개 넓이(57만5000㎡) 부지에 건설된다. 초기 투자 금액은 약 7000억원 규모다.
비비고 만두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 시장 전체 성장률(15%)보다 두배 이상 높은 33%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명확한 통계까지 이미 완성돼 있는 만큼 비비고 글로벌 파워는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사업 매출은 지난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2023년 5조386억원으로 4년간 7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도 39%에서 48%로 늘었다. 이 중 유럽의 경우 직전년 3분기 매출 40% 증가했다.
통조림, 햄, 스팸 역시도 한류 열풍에 따라 새롭게 재조명 되고있는 제품 중 하나이다. 스팸은 오래전부터 ‘잡고기를 섞어 만든 햄’이라 부정적 인식이 있으나, 한국에서 부대찌개를 맛 본 여행객들을 통해 이미지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증권가, “해외식품 미국‧유럽‧호주 중심 성장 추세 잇는다” 4분기 실적 기대↑
CJ제일제당의 4분기 역시도 해외식품을 강점으로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분기 CJ제일제당 전체 매출(CJ대한통운 제외)은 4조6204억원, 영업익은 276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식품사업부문의 경우 직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 31.1% 감소세를 보였지만, 해외 식품사업은 신(新)영토 확장 성과를 이어나가며 1조40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된 것으로,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유럽에서 매출 40%를 증가시켰다. 호주 등 오세아니아의 경우 매출 24% 늘었다. 북미에서는 주력 제품인 만두(14%)와 피자(11%)가 성장하며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증권가 역시도 CJ제일제당의 4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직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7조5111억원, 영업이익은 31% 늘어난 3911억원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자회사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할 경우 직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 영업이익은 55% 증가하는 수준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주 연구원은 CJ제일제당 식품 부문 매출액의 경우 쿠팡 직거래 재개 효과가 온기로 반영된 데다, 설 선물세트 매출 조기 출하 효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식품은 유럽과 호주의 높은 외형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매출의 회복세를 전망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