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은서 기자)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인구감소로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자치단체들이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출산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8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 사업에 나선 충북도는 올해 대상을 확대해 30세 이상 도민이면 누구나 소득 기준이나 난소기능과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난자 냉동 시술은 건강한 여성의 난자를 미리 채취해 산부인과 난자 은행에 냉동 보관했다가 결혼 등 임신이 필요할 때 활용하는 시술을 말한다.
최근 평균 초혼 연령이 남성 34세, 여성 31세로 점점 늦어지면서 난임을 걱정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는데, 난자 냉동 시술이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난임은 별다른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며, 아예 임신 자체를 할 수 없는 불임과는 달리 남성이나 여성 또는 둘 모두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 난임으로 진단한다.
보통 '난임'하면 여성의 문제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율적으로는 여성 40%, 남성 40%, 원인불명 20% 정도로 성별을 가리지 않고 문제가 되기 때문에 난임이 의심된다면 부부가 함께 상담 및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난임의 원인은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용종 등과 같은 자궁 질환과 배란 장애, 난소 기능 저하, 정자 형성 장애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여성의 나이가 많을수록 난소 기능이 저하되어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다만 난임은 불임과 달리 조기발견을 통한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젊고 건강한 난자를 미리 채취해 냉동 보관하면 미래에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실제 34세에서 37세 사이에 20개의 난자를 냉동 보존할 경우 미래에 아이 한 명 이상을 낳을 확률은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병원 그룹의 통계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 시술 건수는 2010년 14건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70배 이상 증가했고, 2023년에는 110배 이상 증가해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약 500만 원에 달하는 비싼 시술 비용 때문에 난임 부부들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충북도에서 시작된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 사업이 내년부터 보건복지부 신규 사업에 포함되어 국가사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영구적 불임이 예상되는 경우 생식세포(정자·난자) 동결과 초기 보관(1년) 비용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여성은 최대 200만 원, 남성은 30만 원까지 지원되며, 냉동 생식세포를 실제 임신에 이용하면 최대 200만 원을 지원한다.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받으려면?
난자 냉동 시술비 지원 사업은 난임 진단 여부와 관계없이 냉동 난자를 보관 중인 부부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원 범위는 △냉동난자 해동 △정자 채취 △수정 및 확인 △배아 배양 및 관찰 △배아 이식 △시술 후 단계 검사비 등이다.
지원 대상은 대한민국 국적 소유이고, 신청일 기준 1년 이상의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난임 부부의 경우 필히 난임 진단서가 필요하다. 또한, 부부 중 최소 1명은 건강보험 가입 및 납부 확인이 가능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원금액은 냉동 난자 해동 시술비와 체외 수정 신선 배아 시술비가 각각 최대 100만 원씩 지원되며, 지원 횟수는 부부당 최대 2회까지 가능하다.
신청을 원하는 경우 지원신청서와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증 사본, 생식세포 동결 보존 동의서 등을 구비해 각 지자체 보건소에 신청한 후 지원 결정통지서를 발급받으면 된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