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선우 스페셜엠씨 대표)
인생 드라마를 꼽는다면 조인성, 공효진 주연의 ‘괜찮아, 사랑이야.’라는 드라마인데,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남들 보기에는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은 침대에서 자지 못하고 강박증을 가진 인기 소설 작가, 여자 주인공은 남자와의 스킨십을 어려워하는 정신과 의사이다. 이 드라마가 가장 인상 깊었던 이유는 누구나 행복해 보이고 여유로워 보이는 현대인들이 진짜 앓고 있는 병은 마음의 병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최근에 취미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이 너도 나도 우울증 치료제나, 공황장애 약을 장기 복용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겉으로 봤을 때는 그저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이 하나씩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옆에 계신 어머님께 “예전보다 더 분명 더 나은 사람을 살고 있는데, 왜 마음이 아픈 걸까요?”
“그만큼 여유가 있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면서, 본인을 더 힘들게 하는 걸 수도 있지. 여유가 없으면 살기 바빠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시간이 없는데, 생각할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고통일 수 있지.”
그러면서 한숨을 쉬시면서, “나도 내 삶이 왜 이런지...” 하고 하시 길래, “지금 이 시간부터 생각 금지입니다.”라고 말씀 드렸다.
이처럼 우리는 왜 풍요롭게 살지만, 마음은 더 힘든 걸까?
가장 기본적으로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빠른 변화와 경쟁, 업무 압박, 금전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발생하고,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사회적 고립, 인간관계 문제, 가족 갈등 등으로 인해 마음의 병이 더 커질 수 있다.
필자도 20대 때,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구경을 하다가, 눈앞이 갑자기 암전 되면서 식은땀을 흘린 적이 있는데,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증상이었다. 다행히 그 스트레스가 해결되고 난 후에는 다시는 겪지 않았지만, 스트레스는 이처럼 건강을 위협할 만큼 위태롭게 만든다.
둘째,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성공만으로는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명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더욱더 나은 삶은 사는데 왜 마음이 힘들어지는 걸까? 이전보다 돈도 훨씬 많이 벌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데 자꾸만 더 큰 행복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더 나은 행복에 익숙해지다 보니, 그것보다 더 큰 행복이 오지 않으면, 감흥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물질과 성공으로 잠깐의 성취감과 만족감은 얻을 수 있지만 그런 만족감이 지속되기보다는 당연한 삶처럼 느끼게 되고 그것이 행복으로 쭉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을 진정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사람들이나 반려동물의 존재가 중요한 것이다.
셋째,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의 보급으로 인해 자기 비교, 사회적 비교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만 소식을 통해 전해 들었다면, SNS로 인해, 시야가 훨씬 넓어졌고, 친분이 없는 사람들의 삶까지 엿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삶을 SNS로 접하고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 채워진 사람들의 삶이 먼저 눈에 들어오면서 자신도 모르게 비교하며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
이처럼 현대인은 많은 것을 누리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인데,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고 받지 않게 되는 것도 아니고, SNS를 누구나 접하는데, 이것을 중단하는 것 또한 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적 건강이라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남 보기에 좋아 보이고, 풍요로워 보여도 결국 마음의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삶이 더 나아질수록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아프지 말자.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