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최근 서울 신림역과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을 예고하는 글이 폭주하며 전국에서 50명이 넘는 작성자가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온라인 살인예고 글은 지난달 21일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올라오기 시작해 지난 3일 분당 서현역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전국에서 폭증하고 있다. 검거된 피의자 상당수는 미성년자로 대부분 “장난이었다”고 진술했다.
부산 서면역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글 작성자는 해군 일병 B씨로 확인돼 경찰이 헌병대에 신병을 넘겼다. 지난 5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계양역에서 7시에 210명을 죽이겠다”고 살인 예고글을 올린 10대 A군이 집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같은 날 오전, 광명에 사는 중학생 A양은 자신의 SNS에 “칼부림이 유행 아님? 난 8월 30일 철산중 칼부림 예고한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경찰에 입건됐다. 또 “캐리비안베이 모든 사람 죽이고 나도 죽겠다”라고 SNS에 글을 올린 B군은 캐리비안베이 안 샤워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두 사람 모두 “친구들과 장난으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4일 오전 10시39분쯤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흉기를 소지하고 있다 검거된 20대 남성이 6일 구속됐다.
이날 오후 1시14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허씨는 “왜 흉기를 들고 터미널에 갔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극단 선택을 위해 흉기로 자신을 찌르려 했다”고 답했다. 경찰은 수사 도중 A씨가 자신의 SNS 계정에 ‘경찰을 찔러 죽이겠다’는 게시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살인예고를 심각한 범죄행위이자 직접적 시민안전 위협으로 규정하고 실제로 흉기를 준비하는 등 범행 의사가 있었을 경우 구속해 수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게시글 작성자 추적과 검거에 불필요한 공권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보고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입건된 10대 등은 현재 협박 혐의가 적용된다. 협박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6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중대강력범죄 엄정 대응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협박죄 외에도 살인예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가능한 형사법령을 적극 적용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흉기 난동 피의자에 대해 “초동수사 단계부터 경찰과 협력해 법정 최고형의 처벌이 이뤄지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은 전국 시도경찰청 수사부장이 참여하는 긴급 화상회의에서 “모든 수사역량을 총동원해 글 게시자를 끝까지 추적·검거하고, 구체적인 범죄 실행 의사가 확인되면 구속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과 경찰은 수사 초기부터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범행의 동기·배경·수단을 철저히 파악해 적극 구속하는 등 엄정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경찰청이 전했다. 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이 범죄예고 글을 온라인에 쓰지 않도록 학교와 가정에서 적극적으로 지도해달라고 교육부 등 관계기관에 요청했다.
한편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모(22) 씨가 운전한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 A씨가 이날 오전 2시쯤 결국 숨을 거뒀다. A씨가 숨지면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는 14명 부상에서 1명 사망, 13명 부상이 됐고, 경찰은 지난 5일 구속된 최씨의 혐의를 ‘살인미수’에서 ‘살인 등’으로 변경했다.
흉기 난동 사건 이후 백화점·쇼핑몰 ‘보안 비상체계’ 가동
서울 곳곳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지난 4일부터 대형 유통업체가 자체적으로 보안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고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평상시보다 현장 안전요원을 확대하고, 점포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또한, 안전요원들은 정장 차림 대신 방검복, 삼단봉 등의 비상 대응 복장을 갖추고 혹시 모를 비상 상황에 대비 중이다.
신속한 현장 대응을 위해 거동 수상자에 대한 실시간 감시 등 CCTV 상황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출입구에 보안 근무자를 배치하는 등 매장 순찰도 강화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4일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역, 백화점 등 전국 247개 장소에 경찰관 1만2000여명을 투입하고, 다중 밀집지역 43곳에는 소총과 권총으로 이중 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 107명도 배치했다.
또 서울 강남역과 부산 서면역 등 '살인 예고' 범행장소로 지목되거나 인파가 몰리는 11곳에는 전술 장갑차를 투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