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의무’에서 ‘자율’로 전환된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에 따라 오는 3월 2일 개학을 준비 중인 학교 현장에는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이번 개학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여간 유지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자율로 전환된 첫 학기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학교뿐만 아니라 학부모 역시 의무는 아니지만, 마스크 착용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면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코로나 종식될 때까지 아이에게 마스크 착용시킬 예정”
초등학교 학부모인 이모(42)씨는 자녀에게 “개학하면 이제 실내에서 마스크 안 써도 된대”라고 말했더니 “그래도 난 마스크 계속 쓰고 싶어. 코로나 걸렸을 때 너무 고생해서 코로나 끝날 때까지 무조건 쓸래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어린이집을 다니는 자녀를 둔 강모(34)씨도 “아이가 너무 어리다 보니 개학하면 선생님께 마스크를 착용시켜 달라고 부탁드릴 것”이라며 “아직 마스크를 벗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아이들은 본인의 의견을 피력할 수 없으니 부모들이 알아서 판단해야 하는데 다행히 아이가 마스크 쓰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어 당분간은 착용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는 엄모(36)씨는 “아이를 처음 학교에 보내는 것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마스크 착용을 시켜야 할지 말지도 고민이 된다”라면서 “일단은 착용시킨 후 학교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원활한 학교생활을 위해 마스크를 벗는 게 좋을 듯
일부 학부모들은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크게 줄고 있는데, 학교에서만 굳이 불필요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이다.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가는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4)씨는 “아이가 답답한 마스크를 벗고 싶다고 해 개학하면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라면서 “사실 지난 3년 동안 학교에 다녔지만, 친구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해 원활한 학교생활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6학년에 진학하는 딸을 둔 학부모 장모(46)씨도 “아이가 치아교정 중이라 마스크 착용하는 것을 불편해한다”라며 “마스크를 가방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만 착용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아들을 중학교에 입학시키는 성모(49)는 “아이가 4학년 이후로 친구들과 점심 먹을 때만 마스크를 벗어서 마음이 아팠다”며 “중학생이 되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테니 웬만하면 마스크를 벗고 생활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실내에서 계속 마스크 착용할 수 있어
이처럼 실내 마스크는 ‘자율적 착용’으로 완화했고, 등교 때마다 실시했던 발열검사와 급식실 칸막이 설치 의무는 폐지했다. 단, 학교별 감염 상황을 고려해 학교장이 발열검사를 운영하거나 급식실 칸막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실내 마스크도 비말 생성이 많아 감염이 우려되는 경우 학교장이 착용을 권고할 수 있게 했다.
학교가 판단해 방역 수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열어둔 것인데, 이는 학교마다 방역지침이 달라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장은 “코로나19 유행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하는 쪽으로 하려고 한다”라며 “급식실 칸막이도 일정 기간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학부모를 안심시킬 수 있는 교육 당국의 세밀한 지침이 필요
중앙방역대책본부 지침에서는 통학버스나 학원 차량에서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하며,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접촉했을 경우, 그리고 고위험자와 접촉할 경우 마스크 착용이 권고된다.
또 합창 수업을 하거나 강당 또는 실내체육관에서 등 밀집된 상황, 입학식·졸업식에서 합창하는 경우, 그 밖에 학교장이 밀집된 상황으로 판단하는 경우에도 마스크 착용이 적극적으로 권고된다.
학생들로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되거나 착용 권고 장소가 대부분이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계속해서 착용하게 될 수밖에 없는 규정들이다.
학부모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완전히 이뤄지려면 교육 당국에서 좀 더 구체적이고 세밀한 기준 수립이 필요하다”며 “그런 기준들을 확인해야 부모들도 안심하고 마스크를 착용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