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사업구조 전환…해외시장 확대 필요"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금리인상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주식시장 주변 환경이 악화하면서 증권사 실적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우발채무 현실화로 신용위험이 집중된 중소형사와 그렇지 않은 대형사와의 경쟁력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내놓은 '실적 부진 속, 증권사 간 양극화 심화 전망' 보고서에서 주가하락과 금리상승 등 전반적 영업환경 악화로 증권업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실제로 증권사 순이익과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 2021년 각각 9조1000억원, 12.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작년 3분기 누적 순익은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1.2% 감소했다. 연환산 ROE도 7.7%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작년(연환산) 증권사 규모별 ROE를 살펴보면 대형사는 13.0%에서 8.5%로 4.5%포인트(p) 하락했고, 중형사는 10.3%에서 5.2%로 5.1%p, 소형사는 11.7%에서 4.0%로 7.7%p 하락했다. 대형사에 비해 중소형사의 ROE 감소폭이 컸던 셈이다.
◆ IB·주식중개 감소로 실적 급감
보고서는 "실적 감소는 주요 수익원인 브로커리지(주식중개)와 기업금융(IB) 실적 급감 때문이다"면서 "특히 부동산시장 침체로 부동산금융에 집중한 중소형사의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사는 지난 2017~2018년에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IT투자, 리테일 고객확보, IB 영업 확대 등 사업 다각화로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반면 중소형사는 대형사의 사업다각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목격하면서 후발주자로 IB 영업 확대를 위해 자본확충에 나섰다. 중소형사는 2019년 이후 자본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의 IB 부문 의존도 증가가 지금까지는 증권사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주었지만 향후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악화된 IB 시장 환경이 본격 반영되는 작년 4분기 이후부터 IB 실적이 크게 감소해 증권사 수익성 확화를 가중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IB 의존도가 큰 중소형사의 경우 IB 실적 감소에 따른 이익 감소 영향이 대형사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부동산금융 등 특정 IB사업 쏠림심화에 따른 우발채무 위험요인이 부각될 수 있다는 것. 부동산 채무보증을 통한 IB 비즈니스가 증가해 작년 9월 말 기준 중소형사의 우발채무는 45조원에 달한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60.9% 수준까지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대형사는 중소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브로커리지(주식중개), 자산관리(WM)부문 등 사업포트폴리오가 다각화돼 IB 실적 감소에 따른 이익감소 영향이 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대형사-중소형사 양극화 심화
부동산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증권사의 IB 실적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IB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의 수익성 감소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진 일부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인력 및 부서조직 축소 뿐만 아니라 유동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계열사 매각을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IB자산 보유와 자산관리 등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 두터운 고객층과 탄탄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IB사업 확대 과정에서 늘어난 증권과 우발채무 등 위험자산 운용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안성학 연구위원은 "부동산 등 특정 수익원을 쫓는 사업형태가 아닌 회사별 강점을 바탕으로 특화 사업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금융소비자 및 기업수요 변화, 제도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수익원 발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커버리지 확대, 비상장주식과 증권형 토큰(ST) 등 새로운 형태의 거래 플랫폼 출시나 제휴를 통해 새로운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
또 유망 벤처기업 발굴을 통해 IB 부문에서 부동산 금융 이외의 기업금융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