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디’ 베트남 호치민 단독 매장 오픈… 아시아 진출 본격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은서 기자)
국내 영파워 패션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의 핫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MZ세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스트릿 캐주얼들은 탄탄한 아이덴티티와 돋보이는 기획력으로 코로나 이전부터 국내시장을 넘어 중국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았다. 중국 최대 규모 패션 그룹인 ‘안타’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휠라’를 시작으로, 중국 이커머스와 오프라인 모두 활약을 펼친 ‘로맨틱크라운’, 안정적인 현지 파트너사와 꾸준히 홀세일을 진행하는 ‘아크메드라비’ 등 여러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무분별한 카피로 인한 ‘짝퉁 논란’을 비롯해 코로나로 홀세일 비즈니스에 부침이 생기자 새로운 시장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최근에는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각국 전역에서 국내 영파워 브랜드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패션시장 관계자는 “일본 패션시장은 내수가 활발해 현지 시장 진입이 어렵지만 대형 상사나 리테일러와 비즈니스를 시작하게 되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한류 열풍이 뜨거운 지역으로 중국 만큼 수요가 뜨겁다”고 말했다.
◇ K-패션, 일본 시장에 깃발 꽂았다
일본 패션시장은 최근 중국에 이어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선호하는 글로벌 무대로 꼽힌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와 패션인사이트가 지난해 공동으로 100여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 해외진출 현황'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본 시장은 25%로 중국(40%)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일본 패션시장은 현지 종합상사와 라이선스 비즈니스 혹은 대형 리테일러과 홀세일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진출하고 있다. 현지 종합상사가 중요한 이유는 상사가 외국 무역과 국내 유통을 대규모로 영위 일본 경제의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거쳐야만 이커머스 판매 및 오프라인 전개가 수월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최근 일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브랜드는 ‘마르디 메크르디’다. 무신사와 함께 현지 맞춤형 브랜딩 전략을 펼친 마르디 메크르디가 일본 진출 1년 만에 매출액 30억원을 기록하며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2021년 10월 브랜드 공식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에 진출한 지 6개월 만에 10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난 2022년에는 30억원에 달하는 연매출액을 기록하고 빠르게 현지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브랜드 공식 스토어와 팝업 행사로만 거둔 매출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은 성과다.
특히 일본 주요 지역에 위치한 백화점에서 한국을 테마로 개최한 팝업 행사에서도 현지 고객 사이에서의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지난 11월 오사카에 위치한 한큐 백화점 우메다 본점에서 열린 팝업에서는 마르디 메크르디의 대표 제품인 로고 스웨트셔츠는 행사 2일차에 전량 매진됐다.
‘마르디 메크르디’ 관계자는 “단기간에 안정적으로 일본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무신사와 협력을 통한 체계적인 브랜딩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무신사는 일본에서 국내 브랜드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 구축과 사업 운영을 위한 인프라를 마련하고, 마케팅과 팝업 스토어 등 브랜딩 차원의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트릿 스포츠 무드로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FCMM’은 지난해 국내 브랜드 최초로 일본 대형 상사인 이토추상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공격적으로 일본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인기 걸그룹 아이브 멤버 ‘레이’를 브랜드 엠버서더로 발탁하며 올해 인지도 확장에 나선다. 아이브는 국내뿐만 앙니라 아시아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높은 파급력이 기대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일본에서는 MZ세대 인기 브랜드 ‘Wind and Sea’와 콜라보를 준비한다. ‘Wind and Sea’는 가격대가 높은 하이엔드 스트릿 브랜드로 일본 내 백화점, 유명 편집숍 등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브랜드로 꼽힌다.
◇ 동남아, POST-CHINA로 급부상
지난해부터 국내 패션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을 중심으로 한류 기반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K패션에 대한 인기도 덩달아 급부상했다. 국내 패션기업들도 동남아 시장을 소비 시장으로서 성장 잠재력은 넥스트 차이나로 여기며 현지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널디’는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동커이 빈컴센터 (Vincom Center Dong Khoi)에 베트남 1호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했다. 해당 매장은 호치민의 대표 번화가인 1군 지역에 위치해 많은 현지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베트남 진출은 현지 유력 패션 유통 업체인 ‘마이손 리테일 매니지먼트 인터내셔널’(MRMI)과의 제휴를 통해 이뤄졌다. 2002년 설립 이래 베트남 최대 패션 유통 업체 중 하나로 성장한 MRMI는 널디를 비롯한 국내 유명 패션 브랜드를 비롯,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베트남 유통권도 갖고 있는 회사다. 널디는 MRMI와 협업, 베트남 내에서 지속적으로 매장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널디’ 관계자는 “이번에 개장한 빈컴센터 매장 외에도, 호치민 5군과 7군 지역에 추가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며,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에도 추가 매장 오픈 계획을 수립 중이다. 특히, 하노이의 경우 베트남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쇼핑몰 ‘롯데몰 하노이’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베트남 호치민에 매장을 오픈했다. 중국에서 대히트를 치고 있는 '엠엘비'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유력 리테일러 Valiram그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Valiram그룹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호주, 필리핀, 태국, 러시아, 마카오, 베트남에 생산 및 오피스 거점을 두고 있어, 올해부터 본격적인 동남아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