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 가구 확산 추세에 가맹본부의 경쟁력 강화 필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은서 기자)
코로나 펜데믹으로 창업 열기가 뜨거웠던 무인 밀키트 매장이 줄폐업 위기를 맞고 있다.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면서 거리두기가 완화된 것은 물론 외식 수요도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무인 매장을 방문하는 이들이 줄어들게 된 것.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시대 무인 밀키트 매장은 일평균 적게는 50만원, 많게는 80만원까지 매출을 올렸지만 현재는 일평균 30~40만원 수준으로 거의 반토막이 나면서 장사를 접고 있는 점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무인 밀키트 매장은 평균 10~15평 규모에 임대료는 150~180만원 수준의 고정 비용이 들면서 1억원 이내로 일반 창업보다 창업비용도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로나 펜데믹 기간 동안 홈파티 문화가 퍼졌고 밀키트 시장이 커졌다. 이를 겨냥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밀키트 아이템을 판매하는 매장을 24시간 운영하며 높은 수익을 기대했다.
실제 동네 상권 곳곳에 무인 매장들이 등장하면서 편의점, 대형마트 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밀키트 매장을 방문하는 이는 현저히 줄어든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외식창업 폐업률은 10년 내 80%에 육박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특수성까지 더해지면서 상황은 더욱 좋지 못하게 흘러가는 모습이다.
한 무인 밀키트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 A씨는 “거리두기 해제로 우리 매장을 방문하는 이들이 줄고 있다. 반면에 주변 식당에는 사람이 오히려 북적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최근 물가도 오르는 추세인데, 대형마트나 편의점보다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대왕 카스텔라, 과일주스 등 유행 창업과 비교하면?
몇몇 전문가들은 코로나 시대를 맞아 무인매장 창업이 확산되는 현상을 지난 2017년 확산된 대만 대왕 카스텔라 매장과 과일주스 매장 창업 열풍에 빗대어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당시 대만 대왕 카스텔라나 과일주스 매장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경영 문제로 비롯된 문제다. 당시 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모두 적절하지 못한 식자재를 가맹점들에게 보급하면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고, 불량한 위생상태가 발각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이번 무인 밀키트 매장은 상황이 다르다. 밀키트 시장은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매년 30% 성장세를 이루고 있으며,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 모두 자체 PB 밀키트를 출시하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무인 밀키트 매장 창업은 시기적 흐름을 타지 못한 아쉬운 창업아이템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일부 전문가들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4명은 1인가구로 집계되고 있는 1인 가구 확산 현상 때문이다.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여력이 부족한 1인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밀키트 시장은 여전히 건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 창업 전문가는 “이번 엔데믹으로 우후죽순으로 퍼진 밀키트 매장은 높은 확률로 줄폐업을 경험할 수 있다. 이후에는 가맹본부 차원에서 아이템 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식자재를 활용하면서 ‘비싸다’ ‘맛이 떨어진다’는 부정적 의견들도 종식시킬 수 있도록 퀄리티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창업 전문가는 “밀키트 무인 매장은 특수한 상황으로 볼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 창업은 가맹본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무리한 가맹점을 확장한 가맹본부보다 매출과 수익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원가율 40% 선을 보전해주면서 매출 대비 수익률 25~30%를 낼 수 있는 아이템과 가맹본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