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수준을 가늠하는 모두의 기준이 다른 만큼, 눈에 보이는 환경과 그 물질적 요소들도 제각기 다른 행복론을 담고 있다!? 내면만을 중시해 온 일반론에 경종을 울리는 신개념 행복 지침서, '조이풀'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하나의 지식이 커다란 섬광을 일으키며 우리의 일상에 눈부심으로 파고들 때가 있다. 여기 이 책 또한 오색창연한 칼라감과 더불어, 만져질 수 있는 행복에 관해 다소 놀라운 빛을 선사하고 있는데,
"감정이 없으면 아름다움도 없다."
- 다이애나 브릴랜드 (유명 패션 에디터)
첫 포문을 여는 문장부터 그러했다. 내용 전반에 뒤섞여 있을 법한 이 '감정'이란 두 단어는 저자가 양 손으로 공놀이 할 행복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매개체가 되는 것 아닐까라는 의심에서부터, 무언가의 아름다움이 곧 행복과도 직결되는 것이란 선포가 단순하고도 큰 흥미를 자극했다.
우리는 결국 물질 세계 안에 놓여 있는 그야말로 물질 세상의 영적 창조물이다. 여기서 '영'이란,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세상을 대변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실상은 물질화 된 세상과도 직결된, 결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성립된 물질적 자아가 아닌가 싶다.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한 저자의 첫 물음이, 모두의 행복 종착역을 향해 갈 그 생각 열차의 첫번째 칸이 되는 것이었다.
진정한 즐거움을 전하는 세상, 그 풍요로움에 대한 진지한 고찰, '조이풀(Joyful)'
그 출발에 앞서 기적소리를 내는 지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옷장이나 주방 싱크대 안에 숨어있는 행복이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자못 오래된 믿음에 대한 언급이었다.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행복에 대한 견해들은 보통 철학적 산물로서 상징화 된 이후에도 줄곧, 그저 내면적 성찰에만 그 기치를 둘 뿐 외형적 산물에는 본 뜻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데,
정말 그런걸까?란 의문의 꼬리표를 달기도 잠시,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부터,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야외 뮤직 페스티벌에서의 활기 넘치는 사람들을 예로 들며, 비교적 어둡고 비좁은 공간(비행기의 건조한 객실이나 햇볕이 들지 않는 사무실 등)에서 신경전을 벌여야하는 상황과는 전혀 다른 밝은 감정의 산물이 된다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럼에도 과연, 이러한 구체적 예시가 정말 즐거움과 행복의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일지, 아주 작은 의문이 생길 법한 시점에 이 책은, 본격적인 열 가지 '즐거움의 미학'을 선보이기 시작하는데,
그 첫번째로 제시하는 것이 비로 색과 빛에 깃든 에너지. 밝고 선명한 색은 우리 눈에 카페인처럼 작용하는 일종의 자극제라 저자는 명명한다. 이러한 색의 작용에 머물기 위해선 일종의 용기가 필요하다는데, 이를 위해선 약간의 연습을 통한 자신감 회복이 우선되어어야 한다는 저자. 일례로 '스탬버그'와 '아페리아'가 '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에게 구한 조언을 언급하며, 생생하고 강렬한 색감의 마법사 '마티스'의 작품을 보는 방법 또한 그 연습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에 더해 색을 고르는데 있어, 자신감을 더해줄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지혜를 대신 전하며, 색으로 더한 즐거움이 빛을 통해 완성될 수 있음에 그러한 해돋이의 장관에서부터, 사랑스런 아기 얼굴 등을 차례로 언급하고 있다.
"색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아요. 우리 마음을 흔들 뿐이죠."
- 데이비드 힉스 (David Hicks), 전설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이후, 두 번째로 언급하는 건, 풍부한 감각에 노출될 수 있는 저변을 마련하는 것. 이는 여러 동물들로 풍요로운 환경을 실험한 결과로도 그 즐거움에 대한 지각 발달이 입증되기도 했다는데, 여러 감각에 노출되는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결코 감각 자극에 대한 갈망을 잃지 않는 것을 볼 때, 이는 하나의 필수 영양소로 까지 느껴진다는 저자의 말이 다소 일리있는 논조로 다가왔다.
또한 무지개 등을 예로드는 저자는 결국, 다양성 측면의 풍요로움 중 그 대표격인 풍부한 질감 및 아름다운 색, 고귀한 형태 등, 보다 좋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삶만이 진정한 인생의 참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견을 내놓기에 이르는데, 이는 다음 여배우의 명언과도 절묘히 조화되는 지점이 아닐 수 없었다.
"좋은 건 너무 많아도 좋다. (Too much of a good thing can be wonderful)"
- 메이 웨스트 (Mae West), 미국의 명배우
세번째로, 생물에 관한 사랑을 언급하며 '자유'넘치는 환희 속 대자연에 대한 예찬을 시작하던 저자는 영화 <귀여운 여인> 속 주인공 '에드워드'('리차드 기어' 분)가 회의 도중 빠져나와 길가의 작은 풀밭을 맨 발로 걷는 장면을 떠올리며 미소를 머금는다. 그 순간의 해방감이 눈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 몸으로 직접 느끼는 것으로 행복감이 전이될 수 있음에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아주 적은 양의 식물이라 한들, 같은 공간 내의 사람에겐 집중력을 높여줌은 물론, 녹색으로 인한 관대함과 창의성 등, 여러 긍정적 에너지가 사뭇 보강될 수 있음 강조하고 나선다. 이 내용은 그 뒤 네번째, '조화'로도 이어지는데, 자연 속 숨은 대칭 형태를 비롯한, 인간의 심장박동 또는 호흡 등이 모두 질서정연한 패턴을 지니고 있음에 또 다른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내재된 것들에 대한 예찬을 이어간다.
이에 더해 저자는 '에너지'와 '풍요'의 경우, 그 양을 측정하기 다소 힘든 반면, '조화'는 어느 정도 측정할 수 있다라는 점에 있어서, 디자인과 건축을 비롯한 여러 영역 내에서의 즐거움과 행복감 만큼은 직접 창출하고 결정짓길 주저하지 말라 권고하기에 이른다.
이외에도 저자는 즐거움을 얻는 수단 중 탁월한 방법 중 하나인 (어린시절 중심의) '놀이'를 손꼽으며, 둥근 형태와 곡선이 지닌 장난기와 애정을 넘어, 이를 통한 유연한 사고와 높아진 창의력은 더 큰 즐거움을 불러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런 놀이의 대표격으로는 '디즈니랜드'가 언급됨은 물론이다.
또한 '놀라움'과 관련한 - 온 창을 일종의 움직이는 벽지로 만들어 버리는 - 캠핑카 여행이나, 열기구를 타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것 이외에도 높은 곳을 올려볼 때에 젖을 수 있을 만한 그런 경외감 등 역시도 '초월'적 경지(?)에 의한 신선하고도 즐겅운 자극을 선사할 수 있단다.(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그리고 세상에 일어날리 없으면서도 또 가끔은 일어나기도 할 법한 '신비로운 현상'에 대한 '마법'과도 같은 일탈 경험이 얼마만큼 삶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 이를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후, 나눌수록 커지는 즐거움과 다시금 회복해 찾아오는 행복에 대한 예찬을 '축하'와 '재생' 챕터로서 이 책은 마무리하고 있다. 책 맨 뒤에 붙은 '나만의 즐거움을 찾는 방법'이란 섹션은 샛 노란 페이지로 장식하며 삶의 다양한 조건을 제시, 스스로의 즐거움을 창출할 수 있을 만한 메모와 그 서술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접하고 난 이후라면, 저자 '잉그리드 페텔 리'가 새삼 밝혀낸 '조이풀' 월드에선 궁극의 행복을 찾아 욕망을 절제하고 내면을 다스리는데에만 치우칠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주어진 아름다운 것들로부터의 기쁨과 행복만으로도 삶은 그 빛을 충분히 발하고도 남을테니까. 평소 상상만 하던 희망의 샘물이 부쩍 내 옆에 가까워진 기분이다. 어릴적 꿈에 그리던 커다란 별책 부록 처럼.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