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투자는 늘 어렵다. 용어도 난해하고 의미불명의 복잡한 숫자가 나열돼있다. 그렇다고 넋을 놓고 있기엔 앞날이 캄캄하다. 한계가 뚜렷한 월급쟁이 봉급으론 미래를 설계하기가 좀처럼 어려워서다. 결국 떠밀리듯 재테크에 나서긴 했는데, 아뿔싸.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기준금리까지 역대최저로 낮아지면서 초보 투자자가 섣불리 나서기 쉽지 않은 환경이란다. 계속 망설여야만 할까. 월급쟁이 싱글족의 제로금리 투자법을 알아보자. 이번 편에선 해외 대체투자의 위험성을 살펴봤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해외 대체투자 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연 1~2%에 머물고 있는 은행 정기예금에 묶여있던 자금이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이 시장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국내 증시가 널뛰는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주식에만 투자해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기 어려워졌다는 진단이다.
대체투자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 투자상품을 제외한 부동산·인프라·원자재·항공기·선박 등 대안의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주로 자산운용사들이 설계를 해 펀드를 만들고, 이를 은행과 증권사들이 파는 구조다. 일부 증권사는 규제를 우회해 해외 부동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결합증권 상품을 만들어 팔거나, 회사 돈으로 직접 부동산을 매입하기도 한다.
투자 진입 장벽이 높아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기관 투자자가 이 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긴 하지만, 증권사를 비롯한 다양한 금융기관도 투자에 뛰어든다. 이중에는 개인투자자의 자금도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선 “고수익을 장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투자자를 꾀어내는 식이다.
실제로 이 때문에 대체투자 시장의 규모는 부쩍 늘었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 보고서를 보자.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투자규모는 올해 상반기 486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외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2013년말(129조원) 이후 3.8배 증가한 수치다. 전체 해외 투자자산 가운데 채권과 주식이 각각 210조원(43.2%), 176조원(36.2%)으로 대부분 차지하지만, 해외대체투자 역시 100조원으로 2014년부터 올해 6월 중 연평균 21.1%의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익원 확대·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이 꺾일 줄 모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해외 대체투자의 리스크가 커졌다. 기초자산이 해외에 있어 철저한 실사와 가치평가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후관리도 쉽지 않아서다. 특히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대개 직원이 20~30명 규모다. 이런 인력으로 정보가 부족한 해외 자산을 직접 운용하기는 어렵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투자를 선호해왔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현지답사 등 시장 조사를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태여서 기존 투자한 부동산 자산의 실질 가치가 코로나 사태 후 어떻게 변동된 상황인지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주거용 부동산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빌딩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가뜩이나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 조치 등이 잇따르면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 경제도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IMF, WTO, 세계은행 등 주요 국제경제기구는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진단하고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까지 최근 언급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대체투자 시장 전반에 걸쳐 수익성이 하락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V자형 글로벌 경기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대체투자 자산의 가치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