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정부의 그물망식 추가 규제와 집주인들의 ‘반발’이 이어지며, 얽히고설킨 ‘임대차 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자 세입자들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전세로 살며 임대인(집주인) 눈치를 보지 않 수 없는 임차인(세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계절이다.
하지만 임차인의 보장된 권리만 제대로 알면 황당한 전세보증금 인상이나, 이사로 집을 옮겨야 하는 억울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임대차 3법 자체는 그만큼 강력하고, 정부는 다소 편법의 소지가 있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막아놓았기 때문이다.
서울에 상경해 직장생활을 막 시작한 사회초년생이나, 3040 신혼부부 세대를 위한 임대차 3법 활용 방안을 Q&A로 풀어본다.
■Q. 임대차 3법이 뭔가요?
A. 임대차 3법의 정식 명칭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에서 임차인의 가장 중요한 3가지 권리에 대해 정해 놓았기 때문에 편의상 임대차 3법으로 불린다. 3가지 권리는 ‘계약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전월세 신고제’다. 임대차 3법에서는 임대차 시장의 약자인 세입자의 권리에 관해 정해 놓았기 때문에 임대사업자나 집주인들의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1981년 제정돼 그동안 수차례 개정절차를 거쳤지만 이번만큼 큰 폭으로 손질된 적은 없다.
■Q. 시행은 언제부터이고 내용은 뭐죠?
A.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는 지난 7월 31일부터 시행됐다. 적용 대상도 기존 계약에 소급된다. 전월세 신고제는 내년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계약갱신 청구권은 ‘2+2’로 설명된다. 현재 2년 단위로 전세 재계약을 하던 것을 세입자가 원한다면 2년을 더 같은 집에 전세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이 과정에서 2년마다 되풀이 되는 전세보증금 폭등을 막기 위해 정부는 재계약 때 전세보증금 인상을 5%로 제한했다. 이것이 전월세 상한제이다. 전월세 신고제는 전세 계약 후 30일 안에 지자체에 계약 내용을 반드시 신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신고를 안 해도 됐다. 세입자가 집주인의 과도한 빚 때문에 보증금을 떼이는 경우를 막기 위한 조치다.
■Q. 집주인이 보증금 못 올리면 나가래요
A. 법 시행일(7월 31일) 기준으로 1개월 이상 임대차 기간이 남아있다면 나가지 않아도 된다. 이번 개정안은 소급 적용이 되기 때문에 기존 세입자도 적용을 받는다. 만일 10월 말이 계약 만료 시점이라면 9월 말 이전에 세입자가 원하면 2년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집주인이 7월 31일 이전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새로운 세입자와 계약 했다면 새로운 세입자도 보호해야하기 때문에 세입자는 퇴거해야 한다. 만일 통보만 하고 실제 새로운 계약이 없다면 2년 연장 권리는 유지된다. 전세보증금 인상액 역시 2년 연장계약을 맺으며 기존 보증금에 최대 5%까지만 올릴 수 있다.
■Q. 보증금 깎아준다며 월세를 내라내요
A. 기본적으로 세입자가 거부할 수 있다. 만일 양측이 합의해 전세의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 ‘전월세 전환율’에 맞는 금액만 지불하면 된다. 현재 전월세 전환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0.5%에 3.5%를 더한 4%이다. 즉 4억 전세에서 2억 전세+월세로 바꿀 경우는 2억원의 4%인 800만원(월 66만6000원 상당)만 지불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전월세 전환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강남의 일부 아파트의 경우 집주인이 편법적으로 전세를 반전세로 돌려 사실상 전세보증금 인상을 꽤했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이를 엄격히 관리한다. 게다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행 4% 전월세 전환율도 2%로 낮추는 방안을 언급한 상황이라 세입자의 경우 가급적 현행 4%에 맞춰 월세로 전환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
■Q. 이미 올려준 전세보증금은 어떡해
A. 아직 계약 만료가 남았는데 전세보증금을 올리기로 계약한 경우는 이를 무효로 할 수 있다. 다만 계약기간이 한 달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 임대차 3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계약만료일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까지 계약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올해 12월 10일부터는 이 기간이 계약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로 바뀐다. 즉 12월 말이 계약 만료일인 경우는 10월 중에 계약갱신 청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Q. 집주인이 전세대출 연장동의를 거부한다면
A. 기본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다. 금융권에서는 전세대출을 집행할 경우 해당 주택에 전세대출 금액만큼의 질권을 설정하고, 이를 집주인에게 통보한다. 결과적으로 집주인의 동의가 있어야 대출이 실행된다. 하지만 은행의 전세대출은 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서울보증보험 세곳 중 한 곳의 보증을 필요로 한다. 이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에는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 없다. 나머지 두 곳도 계약 연장시 전세보증금이 동일하다면 연장계약에 집주인의 동의가 필요 하지 않다.
다만 임대보증금이 5% 오를 경우는 신규대출로 취급돼 집주인 동의가 필요하다. 만일 집주인이 전세대출의 동의를 거부한다면 세입자가 늘어난 5%의 금액만큼은 다른 신용대출이나 현금 지급의 방식으로 부담해야 한다. 제약은 있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큰 부담이 아니라 집주인이 전세자금대출에 동의하지 않는 방식도 큰 걸림돌은 되지 못한다.
■Q. 4년 뒤에 전세가격이 폭등할까요?
‘4년 주기 전세폭등’을 놓고는 찬반이 팽팽하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집주인은 향후 4년간 거주를 예상하고 보증금 기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직전 계약에서 올리지 못한 전세보증금을 새 계약자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는 월세를 낀 반전세 등으로 계약 조건을 바꾸는 경우도 나온다. 물론 이 때도 전월세전환율은 지켜야 한다. 일부 학군수요가 몰리는 강남 대치동 목동 등에서는 전셋값 폭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