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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천헌금' 의혹,… 박근혜 캠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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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공천헌금' 의혹,… 박근혜 캠프 비상
  • 정수백 기자
  • 승인 2012.08.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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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4·11총선 '공천헌금' 수수 의혹 사건의 파문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경선 후보 캠프에도 비상이 걸렸다.

박 후보 측은 친박(친박근혜)계 현영희 의원이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총선 공직후보자추천위원(공천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에게 3억원을 건넸다는 주장이 처음 제기됐을 때만 해도 당사자들이 이를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며 신중론을 견지해왔다.

박 후보 측은 특히 임태희·김태호·안상수·김문수 등 비박(非朴·비박근혜)계 경선 후보들이 이번 사건은 박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이끌던 시기에 발생했다는 이유로 '박근혜 책임론'을 거론했을 땐 "박 후보를 흔들기 위한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수사과정에서 현 의원이 총선 당시 다른 지역구 후보를 비롯한 친박계 인사 다수에 대해서도 차명 후원금 등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있는 것.

이미 현 의원으로부터 차명 후원금이나 선거 경비를 제공받은 이정현 최고위원과 현경대 전 의원, 손수조 미래세대위원장 등의 실명이 나온 데다,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친박계 인사들에게도 금품이 건네졌다'거나 '다른 비례대표나 지역구 초선 의원들도 금품 제공에 연루됐을 수 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총선 당시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천위)의 공천심사는 철저히 독립적으로 이뤄졌다"며 자신과 무관한 일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 관계자들은 대체로 "박 후보가 직접 공천위원 인선을 챙기고 임명한 만큼 제기된 의혹 가운데 일부라도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 의원이 제공한 돈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캠프 경선 자금 등으로 유입됐다면 "박 후보의 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그의 대선가도에도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박 후보 측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사건에 따른 '충격파'를 줄이기 위해 고강도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미 "안타깝다", "국민에게 송구스럽다"는 등의 표현으로 이번 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한 바 있지만, "사안의 심각성에 비춰볼 때 미흡한 대응"이란 평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당내에선 박 후보의 대국민사과와 함께 캠프 등에서의 대규모 인적쇄신 방안이 거론된다.

친박계 김재원 의원도 10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구체적인 건 박 후보가 생각해야겠지만, (현 의원 등의 공천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대국민사과 뿐만 아니라 다른 조치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당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만큼 사과 한 마디로 끝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친박계 원로인 김용갑 상임고문도 전날 한 방송에 출연, "박 후보가 나중에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 후보 캠프의 이상돈 정치발전위원 또한 이미 "박 후보가 대국민사과뿐만 아니라 이후 대선캠프 개편과정에서 인적구성을 달리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실제 박 후보 측은 오는 20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정에서 획기적인 인적쇄신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관계자는 "당초 대선 선대위 구성은 젊고 개혁적인 성향의 인사들을 다수 영입하는 등 박 후보의 불통(不通) 이미지 해소와 외연 확대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었지만, 이번 공천헌금 논란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게 좀 더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그래야 국민도 박 후보를 계속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의 다른 관계자도 "다수 인사들에게 돈을 건넨 현 의원과는 달리, 현 전 의원은 실제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게 내부 판단이지만, 일단 이름이 오르내린 것 자체가 박 후보에게 부담이 된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친박 측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박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비박 후보들의 주장에 대해선 "거짓말로 남을 속인 사람의 잘못까지 속은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겠다는 건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천 관련 금품수수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더라도 박 후보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개인 비리'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당 일각에선 일단 이번 주말까지 검찰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본 뒤 현 전 의원의 제명안을 오는 13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선 의결해 출당(黜黨) 조치를 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행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현역 의원인 현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재적의원 3분의2가 찬성해야 당 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이 최종 확정되는 반면, 평당원 신분인 현 전 의원은 최고위 의결만으로도 제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윤리위 결정 이후 열흘 간 당사자가 재심(再審)을 청구할 수 있는 규정 때문에 실제 최고위에서 현 전 의원의 제명안이 의결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당 윤리위는 지난 6일 현 의원과 현 전 의원의 제명을 결정했었다.

아울러 친박 핵심부는 여전히 "현 전 의원이 무혐의로 풀려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실제 다른 고강도 대책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분위기도 있다.

박 후보 측 고위 인사는 박 후보의 추가적인 대국민사과 가능성 등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선 그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실관계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위기에만 휩쓸리다간 오히려 박 후보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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