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유나 기자)
1인가구의 증가로 간편식(HMR) 시장이 확대되면서 냉동피자가 피자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냉동피자 시장의 성장과는 반대로, 도미노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들의 실적이 점차 하락하며 피자 프랜차이즈 전성기는 이제 옛말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장 1위 도미노피자는 2016년 영업이익 261억원에서 지난해 209억원까지 떨어졌다. 업계 2위 미스터피자의 경우 2016년 영업이익 89억원에서 2018년 4억원로 대폭 하락하며 경영위기를 겪었다.
이렇듯 피자업계는 위기가 닥쳤으나, HMR 냉동피자 시장은 사정이 다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89억원에 머무르던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지난해 950억원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피자 프랜차이즈의 위세가 점차 꺾이는 이유는 바로 가격에 있다. 프랜차이즈 피자는 보통 라지사이즈 기준 3만원 중후반대의 가격까지 책정된다. 각 프랜차이즈마다 배달 어플 할인이나 통신사 할인 등의 여러 가지의 할인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지만, 할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3만원대의 가격에 큰 변화가 생겨나진 않는다. 여러명이 모이지 않은 이상 그 돈을 지불하고 시켜 먹기에는 부담이 큰 음식인 것이다.
특히 요 몇 년간 1인가구가 증가하고 혼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의 제품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비싼 가격의 배달피자는 점차 빛을 잃어갔다. 그대신 각광을 받고 있는 냉동피자는 가정용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들어갈 수 있을만큼, 또 혼자 먹기 좋을 정도로 크기를 줄이며 트렌드에 발을 맞췄다. 가격대 역시 4~7천원 가량에 머무르며 혼자 야식을 즐기는 것이 일상인 1인가구들의 부담을 줄여줬다. 여기에 먹고 싶을 때 바로 꺼내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함까지 두루 갖춰 아이들이 있는 다인가구에게도 인기가 많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1000억원대의 냉동피자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가장 먼저 냉동피자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오뚜기였다. 2016년 5월 냉동피자 제품을 출시했을 무렵에는 SNS 등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이후 2017년까지 단일품목 누적매출액이 800억원을 돌파하며, 3년간 오뚜기가 냉동피장 시장의 선두를 달렸다.
3년간 오뚜기가 독점하고 있던 시장에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대상 등의 대형 식품업체들이 연달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며 오뚜기를 맹추격하던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미국 내 냉동피자 시장 2위인 냉동식품기업 슈완스를 인수하며 새로운 길을 다졌다. CJ제일제당은 슈완스의 기술력을 적용한 냉동 피자를 점차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푸드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냉동피자의 생산시설을 도입했다. 이 생산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2017년부터 600억원을 투자해 오산2공장을 준공했다.
냉동피자 열풍 속에서 신제품 출시도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노브랜드 냉동피자' 3종을, 대상 청정원은 발효숙성 도우를 사용한 냉동피자 2종을, CJ제일제당은 하프앤하프 콘셉트의 '고메 하프피자'를 올해 새롭게 출시했다. 홈플러스는 해외 직소싱을 통해 이탈리아식 냉동피자 브랜드 '론카딘', 미국식 냉동피자 브랜드 '빅아메리칸즈'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냉동식품과 조리기구 에어프라이어의 상승 효과가 계속되면서 에어프라이어 전용 냉동피자도 등장해 눈길을 이목을 모은다. 이마트는 기존 피코크 인기상품 '잭슨피자'를 에어프라이어 전용으로 개발한 '피코크 잭슨피자 에어' 3종을 선보였다. 피자 표면에 바르는 올리브유 용량을 기존 냉동피자보다 2배 늘리고 도우도 7%가량 얇게 하여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상품이다.
사진=이유나 기자, 오뚜기, 이마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