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치매의 심각성을 느끼고 부부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연극 ‘사랑해요 당신’이 공연 중이다.
연극 '사랑해요 당신'(연출 이재성)은 지난해 4월 초연해 당시 객석점유율 117%를 달성했다. 이후 그해 가을 한 달간의 앙코르 공연에 이어 지난달 28일 개막해 삼연을 맞았다.
사랑해요 당신은 평범한 가정에서 아내가 치매를 앓으면서 생기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는다. 배우 이순재와 장용이 남편 '한상우' 역을, 배우 정영숙과 오미연이 아내 '주윤애' 역을 맡아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부부이야기를 펼친다.
연극을 통해 연기 베테랑 인 이순재, 정영숙, 장용, 오미연의 리얼할 부부연기를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사랑해요 당신은 일상 속의 무뚝뚝한 대화, 그리고 치매라는 불청객이 찾아오고 나서야 내뱉게 되는 마음속 진솔한 대화로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공연은 흔한 가정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여행을 가자고 조르는 아내와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남편의 일상, 여기에 무심한 아들까지 주변에서 어디서나 볼 법한 가족이다.
다만 건망증인 줄 알았던 아내의 증세가 점점 심해지고,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알아보지 못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아내가 치매를 앓고 나서야 남편은 변화하고, 익숙했던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작품은 치매를 소재로, 가족간의 소통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화목해 보이지만 서로를 이해하려 하지 않던 이들은, 치매로 인해 전혀 대화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소통의 필요성을 인식한다.
다만 돌이킬 수 없는 시간으로 뒤늦게 후회하면서도 여전히 아버지와 아들의 소통은 쉽지 않다는 것은 비극적이지만 슬픈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극 중반에 드러나는 아내의 가슴 속 응어리는, 앞서 대화를 통해 풀기만 했어도 치매 발생을 늦출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자아낸다.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는 관객들을 순식간에 몰입시키며, 특히 이순재와 장영숙은 정말 30년 이상 함께 산 부부같은 호흡을 선보인다.
장용과 오미연은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어필한다.
두 페어는 다른 느낌이지만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한다. 배우들의 열연은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공연을 보는 이들은 자신의 아내나 남편, 부모, 자식들을 떠올리며 스스로의 생각 속에 빠져들게 한다. 바로 나 자신의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지금 누리고 있는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특별하고 소중한지 깨닫게 만든다.
지난 초연, 재연과 달리 이번 공연은 무대가 훨씬 넓어졌다.
기존 대학로 공연에서 이번엔 강남으로 공연장을 옮겨 더욱 넓어지고 새로운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6월 3일까지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진행될 이번 공연은 온가족이 함께 보면 더욱 좋은 연극이다. 이 연극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치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길 고대해 본다.
[사진출처=인터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