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보민 기자)
삼성전자가 29일 기업구조 개편개획을 발표했다. 삼성그룹이 지주회사(다른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는 회사) 전환 검토를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이번 개편안은 지난달 5일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주주제안을 보내면서 탄력을 받은 것이다. 시기는 내년 5월께로 전해진다.
삼성은 지난 3년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마지막 작업으로 남은 것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관계조정이다.
우선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한다. 삼성전자 지주회사는 삼성전자 보유 자사주 12.78%를 가지고 간다.
또 오너 일가 4.9%, 삼성물산 4.25%의 주식을 보유한 삼성전자 사업회사 주식을 삼성전자 지주회사에 매각한다. 그 대가로 삼성전자 사업회사는 삼성전자 지주회사 신주를 받아오는 방식이다. 여기서 오너 일가와 삼성물산은 회사의 지분률이 높아진다.
현재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과 오너 일가가 총 31.1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 지주회사의 지분률이 높아지면 삼성물산도 지분률이 높아진다.
다음 단계는 삼성전자 지주회사는 삼성생명 등으로부터 삼성전자 사업회사 주식을 사 들인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유지분 7.5% 중 일부를 삼성 지주회사로 넘기게 된다. 이로써 삼성전자 지주회사는 지주회사 요건(상장 자회사 지분 20% 이상 보유)를 맞출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수차례 거론되었던 지배구조 유력 시나리오인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 계획은 3~4년 뒤에나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지배구조 개편의 걸림돌이 있는데 이는 야당의 규제입법이다. 첫 번째는 회사가 인적분할을 할 때 자사주의 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상법 개정안이다. 또 신주를 배정하면 법인세를 부과하는 법인세법 개정안도 걸림돌이다. 이개정안들은 아직 국회에 발의 중이다..
따라서 재계 관계자는 “삼성으로선 남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다음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주주제안서에 삼성전자 사업회사를 나스닥에 상장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30조원의 특별 배당 현금과 해외 사외이사 3명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이 주주제안을 일부 받아들여 엘리엇에게 250억 원 정도의 배당 확대와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1명을 선임하기로 했다.
29일 삼성전자는 장중 강보합세를 보였지만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삼성물산 합병 계획은 없다”는 소식이 삼성물산에 악재로 받아들여져 삼성물산은 마이너스 8.63% 하락했다. 또한 지배구조 개편의 구체적 검토에 필요한 시간이 6개월이 걸린다고 해 시간이 예상보다 지연됨에 따라 주가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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