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정인 기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3.1%에서 2.8%로 하향조정했다. 국내외 기관이 한 목소리로 올해 2%대 성장을 제시할 때 마지막까지 3%대를 고수하던 정부가 기존 입장을 결국 포기한 것이다.
이는 추가경정예산(추경) 10조원을 포함한 재정보강대책을 감안한 수치이지만, 여전히 하방 위험은 도사리고 있다. 이 수치에는 브렉시트라는 중대한 대외 리스크 요인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8일 정부는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자문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6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당초 3.1%에서 0.3%포인트 낮춘 2.8%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 3.3%에서 3.1%로 낮춘 이후 반년 만에 0.3%포인트를 또 낮춘 것으로 이는 박근혜정부 3년 평균인 2.9%보다 낮은 수치다.
정부는 이번 정책에 추경 10조원을 포함한 20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을 담았다. 성장률 전망치 2.8%에는 추경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가 반영돼 있다. 재정보강이 없을 경우 2%대 중반까지 떨어진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재정보강이 없으면 베이스라인이 2%대 중반이 될 것"이라며 재정보강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구조조정 본격화 등에 따른 경기·고용위축을 보완하면서 성장률 0.2~0.3%포인트 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망치를 끌어내렸지만 2.8%도 지켜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도 국내 경제가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외 리스크마저 고조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여파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영국과의 직접적인 금융교류 및 교역량은 많지 않더라도 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 뻔하다.
브렉시트를 성장률 하방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지만, 이번 성장률 조정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하향폭은 반영되지 않았다. 즉 앞으로 브렉시트로 인한 시장 혼란이 실물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정부가 다시 한 번 성장률을 내릴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정책의지가 포함된 3%대 성장률은 이미 물 건너갔고 추가로 재정을 쏟아 부어도 2%대 중반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지나치게 성장률 전망치를 높게 잡은 뒤 낮추는 작업을 매년 해오고 있다는 비판도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2%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우리경제가 사실상 2%대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정부 4년 동안 2014년을 제외하고 모두 2%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전망한 내년도 경제성장률도 3%다. 이 역시 언제든 2%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